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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일보가 경기 인천지역의 전통시장을 돌며 각 시장마다 명물로 자리 잡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소한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연중기획으로 한 달에 한 번 소개되는 우리 동네 맛시장. 이번에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파주 금촌통일시장을 소개해본다.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320-1번지에 위치한 ‘금촌통일시장’은 1906년 경의선 금촌역이 생기면서 태동한 금촌시장에서 출발했다.
2009년 현대화사업으로 깔끔하게 단장한 금촌시장은, 2015년 인근의 금촌문화로시장 및 금촌명동로시장과 문화관광형 사업을 함께 추진하면서 통합해 금촌통일시장이라는 명칭을 갖게 됐다.
금촌통일시장은 197개 점포로 이뤄진 대규모 시장으로 이곳에선 1일과 6일 5일장이 선다. '금촌장'으로 불리는 5일장이 서는 날이면 200여 개의 노점들이 새로 들어서 장관을 펼친다.
금촌전통시장 조규성 상인회장은 "일일 방문 고객이 보통 1천 명 정도 되는데,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훨씬 많은 고객과 상인들로 시장이 붐빈다"고 말했다.
금촌통일시장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채로운 먹거리와 맛집이 즐비하다. 상인회가 추천한 금촌통일시장 대표 맛집 7곳을 소개한다.
맷돌손두부
금촌통일시장에서 16년째 맷돌손두부를 운영하고 있는 곽보영 씨(63·여)는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민간인 출입 통제선 청정지역에서 자란 장단콩은 파주시 대표 특산물이다. 장단콩은 배수가 잘되는 마사토에서 친환경 관리로 자란 덕분에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이다.
맷돌손두부 대표 메뉴인 장단콩 두부(1만원)는 시중에서 파는 두부의 4배 정도 크기로,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장단콩 콩국물(1만원), 장단콩 청국장(3천500원), 순두부(3천원), 콩비지(2천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곽 씨는 “두부는 시어머니에게 배운대로 담백하고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며 “손님들이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몇 군데서 장단콩 두부를 먹어봐도 우리 집이 최고라고 한다”고 자랑했다.
종로떡집
종로떡집은 금촌통일시장을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인 모랑떡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모랑떡은 파주 장단콩을 앙꼬로 넣어 만든 것으로, 한수위 쌀과 장단콩 원료를 100% 사용해 식감이 찰지고 맛이 고소하다. 모랑이라는 이름은 ‘모두랑’에서 ‘두’자를 제외하고 만든 이름으로 너와 나, 남과 북 모두랑 화합과 통일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모랑떡과 함께 영양 찰떡, 약식 등도 많이 팔리는 메뉴다.
종로떡집은 이상철 씨(43·남)와 박윤희 씨(50·여) 부부가 9년째 운영하고 있다. 종로떡집이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두 부부는 “장날 같은 경우 저희가 판매하는 떡을 잘라놓고 손님들이 드셔보고 구매할 수 있게끔 시식을 진행한다”며 “손님들이 시식한 뒤 ‘이 집은 찰시루떡이 맛있다’, ‘영양 찰떡이 맛있다’ ‘종로떡집에 젊은 사람들이 깔끔하게 장사한다’는 등으로 입소문을 내주시다 보니 지속적으로 많은 손님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장지에 제조시간이 적힌 라벨을 붙여놓을 정도로 신선도를 중요시한다는 이들 부부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저희는 그날 만든 떡은 그날 전부 소진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남은 떡들은 주변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나눠드리고 있다”며 훈훈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은수 순대국
금촌에 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은수 순대국은 2005년 베트남에서 온 한은화 씨(49·여)가 5년째 운영하는 국밥 맛집이다. 단골이 많기로 소문난 이곳은 실제 기자가 찾은 날 식사 시간이 아님에도 손님들이 가게 안에 빼곡히 들어앉아 있었다.
돼지국밥(9천원)과 순대국밥(9천원)이 주메뉴이지만 족발(1만~1만2천원), 머리고기(8천~1만원), 곱창(1만원), 오소리감투(1만원), 닭발(1만~1만5천원)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전통 음식인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6천원)를 함께 팔고 있는 점은 상당히 특이했다.
쉬는 날 없이 장사하고 있다는 한 씨는 “몸이 힘들긴 하지만 손님들이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면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씨는 기자에게 베트남 전통 음식을 맛보라며 즉석에서 반미를 만들어 건네는 온정을 베풀기도 했다. 한 씨는 이 동네에서 음식도 잘하면서 친절하기까지 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억순이네 반찬가게
진미경 씨(62·여)은 억순이네 반찬가게를 9년째 운영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전, 파김치, 겉절이 등으로 딱 봐도 반찬 가짓수가 무려 100개가 넘는다. 진 씨는 “사람 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 정도 가짓수는 있어야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진 씨는 “맛을 내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면서도 “원재료를 가장 신선하고 좋은 물건을 쓰면 다 맛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진 씨는 정부와 지자체 등에 전통시장 인프라 확충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금촌통일시장의 경우 주차장이 너무 협소하다”며 “손님들이 잠깐 장을 봐서 가고 싶어도 주차할 공간이 없으니 마트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탄했다.
이어 “예전에 주차 홀·짝수제를 시행했을 때는 상황이 훨씬 좋았는데, 지금은 그런 시스템도 없어지면서 상인들이 장사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주차장 확보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안으로, 시장님이 신경을 좀 써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가마솥 튀김·순대
이재영(67·남), 이상숙(62·여) 씨 부부가 16년째 운영해오고 있는 가마솥 튀김·순대는 금촌통일시장 분식 맛집으로 유명하다.
떡볶이(3천원), 순대(2천원), 전(500g당 1만5천원) 등이 대표 메뉴다. 튀김의 경우 가마솥에 튀겨 기름기는 적고 식감은 바삭하다. 특히 30cm 길이의 오징어튀김(2천원)은 압도적인 비주얼은 물론 맛도 일품이다.
이들 부부는 “내가 먹는 것처럼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신설통닭
1978년부터 46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설통닭은 금촌통일시장을 대표하는 옛날 통닭집이다. 고광희 씨(65·여)는 17년 전 남편을 여의고 아들 윤충섭 씨(43·남)와 함께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 메뉴는 옛날 통닭(1만5천원)이지만 똥집 튀김(1만원)도 인기 메뉴다. 다리(2천원)와 날개(2천원) 등을 부위별로 팔기도 한다.
고 씨는 “염지부터 양념까지 40년 넘게 우리만의 레시피로 직접 조리하고 있다”며 “오랜 세월 전통을 이어온 만큼 장인정신으로 손님들에게 최고의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괴흐엉관
베트남인 모녀가 운영하는 베트남 현지식 쌀국수 맛집 ‘괴흐엉관’은 이미 쌀국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진 곳이다.
람티방 씨(39·여)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현지식 육수를 선보여 10년 넘게 이곳에서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소고기 쌀국수(9천원), 비빔국수(8천원), 만두 튀김(9천원), 반미(6천원) 등이 대표 메뉴다.
람티방 씨는 “실제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레시피를 들고와 육수를 만들었더니 손님들이 맛이 남다르다며 맛있게 드셔주신다”며 “맛을 내는 비결은 영업 노하우라 비밀”이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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